I. 서 론
II. 연구의 내용 및 방법
2.1 연구설계
2.2 연구참여자 선정 및 윤리적 고려
2.3 자료 수집 방법
2.4 자료 분석
III. 연구 결과
3.1 영화를 통한 층간소음 문제의 본질 바라보기
3.2 영화 감상을 통한 층간소음에 대한 인식 전환과 사회적 성찰
IV. 논의 및 결론
I. 서 론
우리나라에서 공동주택은 2024년 기준 1,581만 호로 총 주택의 79.6 %(총 주택 수 1,987만호)에 해당한다(국가통계포털 KOSIS).[1] 통계에 따르면 공동주택 중 아파트의 매매 실거래가는 2025년 1월 기준 전국 평균 598.9만원/m2이며, 수도권(949.2만원/m2)과 지방(344.6만원/m2)의 매매가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난다. 지역에 따른 매매가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아파트를 구매한다는 것은 2023년 가구 평균소득을 363만원으로 가정하였을 경우(연 소득 4,356만원), 84 m2의 공동주택(전국 평균 50,307만원)을 구매한다면 11.5년이 소요된다. 이는 연 소득을 전혀 소비하지 않았을 경우로서 실질 소득을 반영한다면 대략 20 ~ 30년은 걸리게 된다. 우리나라 주거 유형의 대부분이 공동주택이고, 공동주택은 소득 대비 고가인 점을 고려하면 주택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클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영화 84 m2는 김태준 감독의 사회풍자 드라마로 층간소음 문제를 다루었고, 2025년 7월 1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다. 층간소음은 사회문제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2]에 따라 일정 규모(현행 법령 기준 7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은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설치하여 자체적인 분쟁 해결에 노력해야 한다. 자체 해결이 어려울 때, 환경부 산하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서 상담 및 현장 진단을 받거나, 국토교통부 산하의 중앙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 등을 통해 분쟁 조정을 요청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국환경공단의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자료[3]에 따르면 2024년 층간소음에 의해 1단계 전화상담 서비스를 신청한 사례가 33,027건이었으며, 그중 7,033건은 2단계 현장 진단(방문 상담, 소음측정) 서비스를 신청하였다. 2단계 초반에 전화상담 이후 해결되지 않으면 현장 방문 상담 혹은 현장 측정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방문 상담은 1,420건, 현장 측정은 468건이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토교통부 산하 층간소음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조정절차가 진행되는 데 평균 소요 기간이 약 70일이 소요된다. 더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정이 성립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 2019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신청된 총 198건 중 조정이 성립된 건수는 40건(20.2 %)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윤종군 의원실 보도자료, 2024년 10월 7일).
이처럼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민 간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주거환경의 질이 저하됨에 따라 층간소음이 갖는 의미를 찾기 위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Shin[4]은 층간소음 성가심이 지위, 일 여부 및 거주 지역과 같은 인구 사회학적 요인들과 관련성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는 층간소음 관리 정책 수립 및 대책 마련에 적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층간소음문제 해소를 위한 이웃 관계의 경험에 관한 Lee와 Park[5]는 이웃 관계의 본질을 찾기 위해 시도되었다. 주요 본질적 주제는 공동주택보다 본인의 집이 우선한다는 특징으로부터 출발하여, 소음이 일상생활을 방해한다는 점과 이에 따라 일촉즉발의 마음이 생겨난다고 하였다.
Park과 Lee[6]는 소음에 대한 심리생리학적 반응(psychophysiologial response)을 밝히고 있다. 소음에 대한 주관적인 반응(신경쓰임과 알아차림)은 소음 크기에 따라 비례하여 증가하게 되는데, 바닥충격음에 대한 노출 시 심박수(Heart Rate, HR), 피부 전기 활동(Electro Dermal Activity, EDA) 및 호흡수(Respiratory Rate, RR)가 연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Park et al.[7]에서 층간소음 평가 요인을 추출한 결과 심리적 피해(신경쓰인다, 화가 난다), 생활 방해(수면 방해, 휴식 방해) 및 생리적 피해(혈압문제 발생)로 도출되는 결과와 유사하게 보인다. 이와 같이 층간소음은 거주민의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에 층간소음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며 거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미 드러난 층간소음 문제에 대해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들여다보고, 층간소음 문제를 의도적으로 진행하는 제작자와 그것을 시청하는 시청자가 공동주택 거주민으로서 실생활에서 느끼는 관점을 탐색하기 위한 것이다. Kim[8]은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자각하는데 영화가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층간소음에 대해 공동주택 거주자가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리고 소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공감하고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고자 하였다. 기존 선행연구의 대부분이 응답자의 상상에 의존한 설문과 닫힌 질문 방식을 사용하였다면, 본 연구는 영화를 통해 제공되는 화면을 실제 생활처럼 경험하도록 하여, 참여자들이 질문에 더욱 생생하게 응답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층간소음에 대한 인식과 해결 방안을 탐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구조화된 질문의 폐쇄성을 넘어, 개방적인 질문과 집단 인터뷰 방식을 활용함으로써 선행연구를 포괄할 수 있는 보다 폭넓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영화라는 매개적 자극을 활용하였으나, 분석 과정은 질적연구의 절차에 따라 수행하였다. 즉, 참여자의 서술·경험·대화 데이터를 중심으로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의 귀납적 분석을 적용하여 범주를 도출하였다. 영화는 연구참여자의 경험을 떠올리는 현상학적으로 접근하고, 해석은 경험에 근거하여 이루어졌다.
II. 연구의 내용 및 방법
2.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영화 84 m2 시청 후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병행하였다. 영화 84 m2는 상영시간 118 min 동안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과 이로 인한 거주민의 고통, 주민과의 갈등을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의 특수한 상황과 맞물려 층간소음은 주인공을 더욱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가고, 주인공은 층간소음의 원인을 찾아다니면서 이웃과의 다양한 관계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들을 보여주고 있다(Fig. 1).
영화 <84 m2> 시청 후 실시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 자료를 기반으로, 공동주택 거주자의 층간소음 경험과 인식을 양적·질적 방법을 통합하여 탐색하였다. 본 연구는 혼합연구방법(Mixed Methods Research, MMR) 가운데 탐색적 순차 설계(Exploratory Sequential Design, ESD)의 특성을 갖는다. 먼저 설문조사를 통해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및 소음 민감도와 관련된 양적 자료를 수집한 뒤, 심층 인터뷰를 통해 층간소음과 관련한 개인적 경험과 인식에 관한 질적 자료를 확보하여, 해당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하고자 하였다.
2.2 연구참여자 선정 및 윤리적 고려
2.2.1 연구참여자 선정 기준 및 과정
본 연구는 층간소음에 대한 주관적 인식과 반응을 탐색하기 위해 목적표집 방법[10]을 사용하였다. 연구참여자는 기존에 유사한 소음 관련 실험에 참여한 경험이 있거나, 공동주택 거주 중 소음으로 인한 불편을 경험한 자로 한정하였다. 이는 연구 주제에 적합한 사례를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특히, 층간소음과 관련된 심리적·정서적 반응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소음에 대해 중간 수준 이상으로 민감한 참여자를 모집 초기 단계에서 선별하였다. 따라서 공동주택(아파트, 빌라 등)에 거주하는 성인 중 층간소음에 대한 민감도가 ‘보통’ 이상인 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구체적으로 설문지 도입부의 소음 민감도 5단계(전혀 민감하지 않음, 민감하지 않음, 보통, 민감함, 매우 민감함) 문항에서 ‘보통’보다 낮은 민감도(‘전혀 민감하지 않음’, ‘민감하지 않음’)로 표시한 참여자는 연구의 목적에 따라 층간소음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인식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최종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실험에 앞서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는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가졌으며, 연구의 목적, 절차, 윤리적 고려 사항에 대해 구두로 안내하였다. 설명 후에는 연구 참여 동의서를 배포하여, 참여자 전원이 자발적으로 서명한 후 연구에 참여하였다. 연구참여자의 일반적인 배경에서는 층간소음과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인구통계학적 특성(연령, 성별, 결혼 여부, 자녀 수, 공동주택 거주기간, 층간소음 경험 유무 및 현재 거주지의 층간소음 정도 등)을 수집하였다. 초기 15명에게 연구 안내문을 발송하였고, 그중 10명(남 4명, 여 6명)이 최종 참여하였으며, 이들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Table 1.
General attributes of respondents.
2.2.2 윤리적 고려
연구 시작 전, 연구팀은 참여자들에게 본 연구의 목적, 절차, 예상되는 소요 시간, 수집되는 정보의 익명성 및 기밀 유지 방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였다. 참여자들은 연구 참여에 대한 자발적인 동의를 구하였으며, 특히 언제라도 본인의 의지에 따라 연구 참여를 중단할 수 있음을 명확히 알리어 참여자의 심리적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모든 자료는 연구 목적으로만 활용되며, 개인 식별 정보는 철저히 익명 처리하였다. 또한 연구 종료 및 보존 기간 3년 만료 후 참여자의 익명성과 기밀 유지를 위해 완전 폐기하기로 하였다.
2.3 자료 수집 방법
자료는 영화 84 m2 시청 직후 설문지 작성과 집단 심층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 FGI)를 통해 수집되었다.
2.3.1 영화 시청 및 설문조사
본 연구에서는 참여자들이 층간소음을 주제로 한 영화 84 m2를 함께 시청함으로써 연구의 맥락을 공유하도록 하였다. 영화 시청 직후, 참여자들은 층간소음 문제에 대한 인식 및 경험을 양적·질적으로 포괄할 수 있도록 구성된 반구조화 설문지를 작성하였다. 해당 설문지는 총 6개 단계로 구성되었으며(Table 2), 연구참여자의 일반적인 배경부터 시작하여 영화에 대한 인상, 층간소음에 대한 인식과 반응, 심리적 분석, 피해 인식 및 해결 방안 등으로 점차 심화하는 구조로 이루어졌다.
Table 2.
Questions provided to interviewer.
도입부 질문에서는 영화에 대한 인상을 묻는 항목을 포함하여, 참여자들이 본격적인 질문에 앞서 자연스럽게 사고를 전환하고 긴장도를 완화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어지는 심화 단계에서는 영화 속에 나타난 다양한 층간소음 사례를 제시하고, 이를 실생활에서 접하는 소음 유형과 비교하게 함으로써 층간소음 문제의 구체적 양상을 인식하도록 유도하였다. 아울러, 영화 장면에서의 인물 반응과 참여자 개인의 실제 반응을 비교하게 하여 경험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하였다.
또한,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관리사무소 또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등과 같은 민원 처리 시스템과 연계하여, 실제 생활에서 층간소음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대응 방식에 대해 탐색하였다. 분석 질문에서는 층간소음이 주거생활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갈등의 원인을 규명하고, 소음을 유발하는 측(가해자)과 소음을 인지하는 측(피해자)의 심리 상태를 다각도로 조망하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마무리 단계에서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피해 유형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에 대한 참여자들의 견해를 수집하였다.
설문지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본 연구자는 동료 교수 2인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문항을 수정하고 최종안을 확정하였다. 설문 항목은 Table 2과 같다.
2.3.2 집단 심층 인터뷰 및 추가 전화 인터뷰
설문지 작성 후, 작성된 서술형 답변 내용을 보완하고 심층적인 이해를 위해 참여자 전원을 대상으로 집단 인터뷰(FGI)를 진행하였다. 인터뷰는 약 90분간 진행되었으며, 전 과정은 녹음 후 전사하였다. 이후 설문지 응답 중 일부 응답의 모호성을 보완하기 위해, 10명 중 5명에게 최대 2회까지 추가 전화 인터뷰를 실시하여 자료의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최종적으로 설문지 10부와 집단 및 추가 전화 인터뷰 전사본을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다.
2.4 자료 분석
2.4.1 자료 분석 절차
수집된 설문지 서술 내용 및 인터뷰 전사 자료는 Strauss and Corbin(1998)의 질적 분석 절차에 따라 분석하였다. Strauss and Corbin(1998)이 제시한 근거이론 방법론에 따라 개방 코딩(Open Coding), 축 코딩(Axial Coding), 선택 코딩(Selective Coding) 3단계로 분석하였다.
개방 코딩은 전사된 자료를 문장 또는 구 단위로 세분화하고, 자료에 밀착하여 내용의 의미를 대표하는 개념을 도출하고 명명하였다. 이 과정에서 전사자료 10,482자 중 의미 단위를 문장과 구 단위로 분절하여 총 87개 1차 개념을 도출하였다. 예를 들면, 연구참여자5의 “윗집에서 쿵쿵 소리가 심장까지 뛰게 하여 심기가 불편해요.” 진술은 코드1에 해당하는 소음에 대한 정서적 불안 반응으로 개방코딩하였다. 연구참여자1의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아요.” 진술은 코드2에 해당하는 자녀 통제에 따른 가족 갈등으로 개방코딩하였다. 축 코딩은 개방 코딩에서 도출된 개념들을 유사성과 관련성을 기준으로 하여 범주로 묶고 하위 범주와 연결하여 8개의 하위범주로 정리하였다. 선택 코딩은 범주 간의 관계를 통합하고, 연구 현상을 가장 잘 설명하는 핵심범주를 선정하여 이와 다른 범주들을 연결하여 영화를 통한 층간소음 문제의 본질 바라보기와 영화 감상을 통한 층간소음에 대한 인식 전환과 사회적 성찰로 최종 두 개의 핵심 주제를 도출하였다. 코딩 예시는 Table 3과 같다.
Table 3.
Coding example to illustrate the process.
2.4.2 연구의 신뢰성과 타당성 확보
분석 내용은 질적연구 경험이 있는 교수 2인과 함께 코딩 결과의 적합성과 일관성을 검토하였다. 연구참여자에게는 해석 내용을 공유하여 본인의 진술과 일치하는지 참여자확인을 수행하였다. 개방코딩 과정에서 8번째 참여자 이후 새로운 개념이 도출되지 않아 이론적 포화도에 근접함을 확인하였다. 최종 10명의 자료를 통해 범주 간 관계가 안정적으로 구성되어 포화 기준을 충족하였다. 삼각검증은 설문·FGI 자료와 더불어 참여자가 제공한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소음을 비교하여 분석하였다. 예컨대, 참여자에게 민감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미국 OSHA에 제시된 소리의 강도를 참고하여 소리의 크기에 대응하는 소리의 종류들을 설명하였고, 공동주택에서 층간소음에 대한 크기에 대하여 설명하였다.[11] 도시 주거환경이 50 dBA이며, 1미터 거리에서 대화소리가 60 dBA인 점과, 바닥구조의 층간소음 성능기준이 49 dBA이고, 생활소음 기준이 39 dBA인 점을 비교하여 참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연구참여자 간 소음민감도를 표기하고 질적 반응 간의 상호보완적 해석을 시도하였다. 이처럼 삼각검증을 통해 설문, 인터뷰, 소음민감도를 상호 비교하여 결과의 일관성을 점검하여 연구자 해석의 주관성을 최소화하였다.
III. 연구 결과
영화 84 m2를 감상 후, 층간소음에 관한 참여자들의 설문 및 인터뷰 결과를 분석한 결과 참여자의 소음민감도는 보통 10 %, 민감함 50 %, 매우 민감함 40 %로 대체로 소음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영화 감상을 통해서 층간소음 문제의 본질 바라보기, 층간소음에 대한 인식 전환과 사회적 성찰 2가지 축으로 의미가 도출되었다.
3.1 영화를 통한 층간소음 문제의 본질 바라보기
3.1.1 건축물 구조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의 다양성
영화는 벽식구조를 강조하며, 작은 생활 소음조차 크게 울려 퍼지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층간소음을 건축물의 구조적 문제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연구 참여자들은 벽식구조라 소리를 막을 수 없고, 부실시공으로 어쩔 수 없다는 응답이 다수 있었다. 반면 법적 기준은 지켰을 것이므로 구조적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반론하기도 하였다. 영화와 현실 모두에서 구조적 요인이 거론되었고, 참여자들은 개발사의 이익 추구를 위해 선분양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건축품질을 판단한 후에 입주하는 후분양보다 불리하고 그에 따라 층간소음 문제가 더 심각하게 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영화에서 벽식구조라 소리를 막을 수가 없다는 것을 볼 때 우리나라는 선분양 제도이기 때문에 시공사의 이익을 위해 아파트 시공에 필요한 자재를 최소한으로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고 생각한다. 시공 후분양이라는 방법의 전환도 필요하다. (연구참여자 2 설문지)
국가에서는 부실시공을 방지하기 위해서 최소한 사용해야 하는 기자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는다. 아파트 설계와 시공 시 법적 기준은 있을 거라고 믿기에 구조적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연구참여자 3 설문지)
3.1.2 층간소음으로 인한 심리적·정서적 고통 체감
영화의 인물들은 소음을 견디지 못해 분노 폭발, 불면, 폭력 충동 급기야 살인까지 저지른다. 주인공 또한 수면 방해와 환청을 경험하고, 살해 충동까지 느꼈다. 더욱이 영끌로 장만한 집에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억울함을 토로하는 영화 속 극적인 묘사는 과장처럼 보이지만, 실제 참여자들 또한 심장까지 두근거리는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였다. 퇴근 후 집에 들어서자마자 층간소음에 너무 짜증이 나서 천장을 두드리다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즉, 영화적 재현은 과장이 아니라 경험적 사실을 반영하는 측면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윗집에서 쿵쿵 소리가 심장까지 뛰게 하여 심기가 불편했고, ‘제발’하며 기도하는 마음도 생겼다. 일단 정신적인 고통과 수면 방해가 크다. 소리에 온 신경이 곤두서서 생활패턴이 깨지는 상황이 되어 힘들다. (연구참여자 5 설문지)
내가 왜 내 돈 내고 어렵게 장만한 집에서 이런 층간소음으로 고통을 받으며 살까? 회의감이 들어 천장을 막대기로 두드렸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며 내가 뭐 하는 거지? 화나는 감정을 가라앉혔다. (연구참여자 4 설문지)
3.1.3 상대적 소음민감도
영화에서 같은 소음에 대해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달랐다. 참여자들도 자녀가 어릴 때는 이해했고, 지금도 자녀를 키워 본 경험으로 이해하는 편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자녀가 학업에 전념해야 할 때는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였다. 이러한 양가감정은 상대적이다. 또한 자신의 심리적 감정 기복에 따라 소음에 대처 방법이 다르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소음은 절대적이기보다 상대적으로 인지됨을 알 수 있다. 영화 속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 장면은 은유적이지만, 실제 생활에서도 개인의 경험, 환경, 심리상태에 따라 소음 민감도가 달라짐을 알 수 있다.
내가 심신이 안 좋을 때 더 예민해진다. 특히 몸이 아프고 힘들 때는 매일 듣던 일상적인 소리도 예민하게 받아들여진다. 또 아랫집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 나의 태도도 달라진 경험이 있다. (연구참여자 6 설문지)
애들이 소리에 예민해지면 참기 어렵다. 아이가 넷이나 되니 사실 더 많은 소음을 내지만, 큰 애는 아랫집 소음으로 고통받는다. 큰 애가 고3일 때 위 집을 막대기로 찌른 적이 있다. 나도 시끄럽게 뛰는 막내 생각은 못 하고 덩달아 화를 냈다. (연구참여자 1 설문지)
영화에서 “아랫집 평판이 윗집을 이길 수는 없지.”라고 말한 장면은 윗집은 물리적 소음을 유발하는 위치, 아랫집은 그 소음을 견뎌내야 하는 위치이므로 현실적인 권력관계를 상징한다. (연구참여자 2 설문지)
3.1.4 이웃 간 갈등의 증폭과 불신에서 오는 회의감
영화에서 층간소음 갈등은 보복 소음, 폭행, 경찰 개입으로 확대된다. 이와 같은 갈등 해결 시도가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키는 과정을 보았다. 참여자들은 긍정적으로 접근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맞서다가 오히려 가해자가 되기도 한 경우를 언급하였다. 또한 나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자녀에게 화를 내면 더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하였다. 어른들의 갈등으로 번지며 자녀에게도 감정 조절하지 못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서 속상함을 토로하였다. 피해자가 화를 참지 못해서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극적 전개와 현실이 맞닿는 지점은 ‘관계의 악순환’이다. 참여자들은 단순한 소음 문제가 신뢰성 상실과 폭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영화가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사실적인 부분이 있다고 평가하였다.
방금 외출 후 들어오자마자 아랫집에서 올라와 욕하며 아이에게 왜 뛰냐며 소리를 질렀다. 억울한 마음에 감정 조절하지 못하고 나도 화를 냈다. 내가 가해자라고 하지만 피해자로 느껴졌다. 급기야 몸싸움 되기 직전 멈췄는데 아이에게도 부적절한 내 모습을 보이게 되어 후회스러웠다. (연구참여자 9, 설문지)
영화에서 쪽지, 초인종, 보복 소음과 같은 갈등 해결 시도가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켰다. 특히, ‘피해자가 보복 과정에서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와닿는다.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윗집에서 음악을 크게 트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친구가 더욱 큰 볼륨으로 음악을 틀자 조용해졌던 기억이 난다. (연구참여자 7, 설문지)
3.2 영화 감상을 통한 층간소음에 대한 인식 전환과 사회적 성찰
3.2.1 불편함과 공감을 통한 개인 경험 환기
영화는 개인의 층간소음 경험을 되살리며, 일상 소음과 강도 높은 소음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소음 장면이 반복적으로 삽입되며 관객이 불편감을 체험하도록 유도하여 보는 내내 불편했고 자신에게도 그런 경험이 떠올라 공감했다는 반응이 있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일상적인 소음은 어쩔 수 없지만, 악기 소리나 운동 소음과 같은 강도 높은 소리는 노력하면 어느 정도 감소가 가능하다. 그런데 노력도 하지 않고 피해를 주는 경우는 이웃과 더욱 어려운 관계를 만든다. 과거의 경험을 나누며 층간소음은 건축시공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사람 문제라고 느끼는 경우가 8대 2로 우세하였다. 영화는 단순 감상의 차원을 넘어 개인의 과거 경험을 소환하여 층간소음 문제를 자기 문제로 체감하게 하는 기능을 하였다.
사람 사는 세상인데, 발소리나 말소리 등 일상 소리는 어쩔 수 없지만, 악기 소리나 운동 소음이 반복되면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쌓이잖아요. 소음을 조금 줄이려고 하면 노력하면 되는 부분인데 매번 이야기해도 동일한 소음이 반복되기 때문에 더 힘들었어요. 제가 전세여서 이사를 하고 끝이 났지만 적어도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먹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연구참여자 9, 인터뷰)
3.2.2 역지사지 성찰을 통한 상호작용 문제로 인식
소음을 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입장이 교차하며, 절대적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닌 상황이 그려졌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피해자인 줄 알았는데 가해자였다며 조용히 지낸다고 생각했던 자기가 항의를 받았을 때 자신을 돌아보았다고 하였다. 내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랐고, 상대(권력)에 따라 나의 방어 태도가 다르게 나타난다고 하였다. 이는 영화가 관객에게 역지사지 역할 전환의 성찰을 제공하여 가해자와 피해자 구도에 대한 재해석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영화가 제시하는 다면적 시각은 실제 참여자들에게 자기 입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층간소음을 단순 이분법이 아닌 상호작용적 문제로 인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웃는 얼굴에 침 뱉지 못하잖아요. 작은 선물이나 부드러운 말투는 제게도 그렇게 돌아오는 거 같아요. 그런데 이웃 간 불신은 갈등을 더 증폭시키거나 잠정 해결되기도 하지만 피해자가 보복 과정에서 가해자가 될 수 있잖아요. (연구참여자 7, 인터뷰)
나도 소리에 예민하지만, 다른 가정에 소리 유발자는 아닐까? 가끔 생각해요. 아랫집에서 들리는 소음 때문에 신경이 쓰였는데, 어느 날 제 현관문에 조용히 해달라는 쪽지가 붙어있어서 너무 놀랐어요. 왠지 미안하고 무섭기도 해서 저도 조용히 하겠다고 답글을 붙여놓고 그다음부터 조심했어요. (연구참여자 3, 인터뷰)
가해자는 본인이 내는 소음이 얼마나 클지 모르니까 피해자의 입장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 거 같고, 피해자는 일상의 스트레스로 심리 면에서 상당히 화가 날 거 같다. 또한 자가가 아닌 경우 방관자 입장일 것이고, 자가면 더 예민하고 쿠션을 깔든 슬리퍼를 신든 어떠한 방법으로든 해결할 것이다. (연구참여자 4, 설문지)
3.2.3 층간소음 해결 시스템의 한계와 사회적 성찰
영화에서 관리사무소는 형식적인 대처로 개인 간 충돌에 개입하지 못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참여자들도 관리사무소에 말해도 소용없고, 굳이 자신이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다며, 관리사무소도 마찬가지로 중간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보다는 주민 문제에 분란을 염려하며 방치한다고 하였다.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가 있어도 실질적 효과는 미미하다고 하였다. 영화와 현실 모두 제도적 대응은 한계가 드러나며, 이는 층간소음을 구조적 문제와 사회적 문제로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아랫집, 윗집,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몰라서 괜히 반응했다가 보복이 행해질까 봐 꾹 참는다. 참다 참다 도저히 안 될 때 관리사무소에 요청하지만, 관리사무소도 직접 나서주지는 않는다. (연구참여자 3, 설문지)
22시까지는 TV 소리나 음악 소리로 버티지만, 심야 이후 지속되는 경우 관리사무소에 연락하여 개인적으로 연락하거나 직접적인 마찰은 피한다. 불필요한 다툼을 일으키고 싶지 않다. (연구참여자 8, 설문지)
3.2.4 층간소음 공동체적 대응을 끌어내는 촉매 역할
영화는 층간소음 갈등의 심화를 보여주며, 해결의 필요성을 은유적으로 제시한다. 참여자들도 매너 타임이나 층간소음에 관한 공익광고가 필요하다며, 소음공동대책위원회 같은 제도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사회 전체적으로 층간소음에 대한 과학적 인식변화를 요구하였다. 예를 들면 소리의 근원지가 윗집이 아닐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편견에서 탈피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소리 근원지에 대한 과학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영화는 직접적 해답을 제시하지 않지만, 관람자들이 공동체적 대응을 생각해 보게 한다. 즉, 영화는 개인적 경험을 사회적 해법 모색으로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 것이다.
영화가 도를 넘는 부분도 있지만 영화를 통해서 사회문제 경각심, 인식 개선 등 나를 돌아보고 층간소음에 대한 사회문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나는 조심하고 잘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아파트 내 층간소음갈등위원회 같은 기관이 조성되면 좋겠다. (연구참여자 6, 설문지)
IV.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영화 84 m2를 감상한 후, 층간소음에 관한 참여자들의 설문 및 인터뷰 결과를 분석하여 층간소음 문제의 본질과 사회적 함의를 탐색하였다(Fig. 2). 층간소음은 ‘공동주택에서 뛰거나 걷는 동작에서 발생하는 소음이나 음향기기를 사용하는 등의 활동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일컫는다(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 제1항). 이를 통해 도출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영화 84 m2 감상을 통한 층간소음 문제의 본질적 이해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건축물 구조와 부실시공의 한계가 층간소음의 주요 원인으로 확인되었다. 영화 속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한 벽식구조는 생활 소음을 과도하게 증폭시키는 특징을 보였다. 참여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벽식구조 구조라 소리를 막을 수가 없다고 진술하며 현실의 주거 경험과 연결하였다. 슬래브(바닥)의 두께, 벽식구조, 강화마루 등은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언급되는 문제들이다.[12] Choi[13]는 소리로서 전달되는 소음침해의 특성은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벽체와 같은 소음 차단시설이 두껍고 강할수록 소음침해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으나, 공동주택은 소음침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공동주택 시공 시 건축사의 이익 추구와 선분양 제도의 문제로 인해 자재 질이 저하되고, 이는 결국 소음 피해와 주거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형성한다고 분석하였다. 2023년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 층간소음 해소 방안 브리핑에서 층간소음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준공 승인을 하지 않고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보완 시공하도록 하여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준공을 승인하겠다고 하였다.[14] 기존 연구에서 공동주택 층간소음 발생의 구조적 취약성은[12] 이러한 노력으로 해소될 것이다.
둘째, 영화 속 주인공은 불면, 환청, 분노 폭발, 살해 충동까지 경험하는데, 참여자들 역시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였다. 예컨대 퇴근 후 쌓인 피로와 층간소음이 겹쳐 천장을 두드리며 분노를 표출하다가 스스로 한심함을 느꼈다는 사례는 층간소음이 단순 생활 불편이 아니라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임을 보여준다. 이는 층간소음이 주민의 심리적 웰빙과 직결됨을 알 수 있다.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게 되면 신체의 자율신경계 변화, 심전도의 변화, 내분비계의 변화, 호흡 및 맥박의 변화 등으로 불쾌감, 불안감, 스트레스, 수면 방해, 학습장애, 우울증, 심장질환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와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심리적·정서적 고통이 층간소음의 핵심적 결과임을 알 수 있다.[15,16,17]
셋째, 층간소음의 인식은 절대적이기보다 상대적이었다. 동일한 소리도 개인의 삶의 단계, 가족 상황, 상대가 누구인가?, 심리적 상태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였다. 자녀가 어릴 때는 이해했으나 학업에 전념할 때는 예민했다는 응답과 심리적 기복에 따라 소음 대처 방식이 달라진다는 응답은 소음 인식이 주관적이고 상황 의존적임을 보여준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피해는 객관적으로 같은 음량이나 음질의 소음도라고 하더라도 공동주택 거주자의 소음에 대한 반응의 민감도나 생활 태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주관성을 지닌다.[13] 이처럼 개인별로 층간소음에 대한 인식과 체감 정도의 편차가 크다.[18] 이는 소음을 객관적 수치만으로 규정하기 어려우며, 개인적 맥락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19]
넷째, 층간소음은 단순한 생활 소음 차원을 넘어 이웃 간 갈등과 불신의 증폭을 초래하였다. 영화 속에서는 보복 소음, 폭행, 경찰 개입이 등장하였으며, 참여자들 역시 실제로 유사한 경험을 진술하였다. Lee[20]는 공동주택 층간소음 피해 경험에 관한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이웃에게 표출된 분노는 고통과 상황을 더 악화시키거나 이웃에게 적개심을 품게 하였다. 나아가 자신의 극단적인 파괴성을 마주하고 불편감과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도 가해자와 맞서다가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가 되거나, 피해자에게 부모로서 화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임으로써 층간소음이 관계의 악순환을 불러오는 심각한 사회문제임을 보여주었다. 공동주택의 갈등 내용은 층간소음이 주가 되며 그 외의 소음 문제와 생활환경 문제도 갈등 내용에 포함된 것이다.[21] 이는 공동주택 내에서 신뢰와 공동체 의식이 약해지고, 폭력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영화 84 m2 감상을 통한 인식 전환과 사회적 성찰에 관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영화는 개인적 경험 환기와 공감을 유도하였다. 영화를 활용하여 사회문제를 탐색한 연구는 학문 분야별로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22,23] 사회가 지향하는 방향이나 사회가 지닌 문제는 어떠한 방식이나 어떠한 형태로든 대중문화에 표출되며 특히 영상미디어인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수단을 통해 명확하게 또는 암시적으로 표출되는 것이다.[8] 84 m2의 반복적인 소음 장면은 관람자에게 불편감을 직접 체험하게 했고, 참여자들은 보는 내내 불편했고 과거 경험이 떠올랐다고 진술하였다. 이를 통해 층간소음은 건축적 원인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이는 영화 감상이 단순한 수용을 넘어 개인의 경험과 감정을 환기하는 교육적이고 치유적 기능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영화는 역지사지 성찰을 통해서 상호작용의 문제임을 인식하였다. 영화 속 인물들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이중적 상황을 보여주었다. 특히 영끌로 아파트를 장만한 경우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이면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가 아파트를 거주 공간이라는 본연의 자리보다 어떤 자본주의적 욕망의 대상으로 인식하며, 아파트가 거주민의 계층을 가르는 상징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24] 공간이 단순히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인간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형성되고 변화하는 ‘관계적 공간’인 것이다. 즉, 공간은 고정된 물리적 존재가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 네트워크, 관계를 통해 지속적으로 재구성되며, 이 과정에서 장소는 끊임없이 생성되고 변형된다.[25] 참여자들은 자신은 조용히 지낸다고 생각했는데 항의를 받으면서 내가 가해자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하였다. 이는 참여자로 하여금 층간소음을 단순한 이분법적 갈등이 아닌 상호작용의 문제로 재인식하게 하였으며, 공동체적 해결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기반을 제공하였다.
셋째, 층간소음 문제해결 시스템의 한계가 확인되었다. 영화의 역할은 여전히 우리의 시선을 고양시키고, 실제와의 관계를 통해 우리의 경험을 강화하며, 또한 새로운 방식으로 시간을 형태화하면서 우리 안에서 사유가 태어나기를 촉발하고 있다.[26] 영화 속 관리사무소의 형식적 개입은 현실과 같게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관리사무소에 말해도 소용없다거나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도 실질적 효과는 미미하다고 지적하였다.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의 현장 상담 및 소음측정 서비스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한정되어 제공되고 있으며 현장 방문이 이루어 지기까지 대기기간이 1개월에서 길게는 9개월까지 소요되고.[27] 이웃사이센터를 이용하는 경우는 0.5 %에 그쳐 충분한 역할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21] 이는 현행 제도가 갈등 조정자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드러낸다.
넷째, 영화는 공동체적 대응의 촉매제 역할을 하였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층간소음의 부정적 영향력에 관한 연구들에 따르면, 층간소음은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심각한 정신질환과 공격성을 초래한다.[16] 특히 활동이 없는 시간대에 주로 발생하는 소음은 듣는 사람들을 화나게 하고, 피로하게 하며, 공격적 행동을 유발한다.[28] Kim과 Kim[29]은 이러한 층간소음 분쟁이 강력범죄로 발전하는 것을 막고 경찰의 신속한 대응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층간소음에 관한 별도의 112 코드 신설이 시급하다. 참여자들도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매너 타임 설정, 공익광고, 소음공동대책위원회 설치 등 제도적·사회적 보완책을 제시하였다. 특히, 소리의 근원지가 윗집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인식은 과학적 검증과 편견 극복의 필요성을 보여주며 사람들의 인식변화를 제안하였다. 이는 영화가 갈등의 심화를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공동체적 해결의 필요성을 환기하는 역할을 했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를 통해 드러난 층간소음 문제는 생활의 불편을 넘어 구조적·심리적·사회적 문제임이 확인되었다. 정책적 차원에서는 건축 단계에서의 소음 성능 강화, 분쟁 조정 기구의 실효성 확보, 주민 교육 및 예방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 학문적으로는 심리학·건축학·사회학이 결합한 다학제 연구가 요구되며, 특히 소음측정의 객관적 지표와 주민 경험의 주관적 지표를 통합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영화와 같은 문화적 매체는 층간소음 문제를 대중적으로 인식시키고, 개인의 경험을 사회적 성찰로 확장하는 중요한 도구임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향후 교육, 캠페인, 공익광고에서도 영화적 재현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결국 층간소음 문제는 단순히 윗집과 아랫집의 갈등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주거 구조와 공동체 관계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난제라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영화 감상과 경험적 자료를 결합함으로써 층간소음 문제의 본질과 해결 방향을 제시하였으며, 소수의 인원이 연구에 참여하여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향후 정책적·학문적 논의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