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II. 연구방법
2.1 피험자
2.2 읽기자료
2.3 녹음 및 분석
III. 결과 및 논의
3.1 첫 어절의 운율구 특성과 억양패턴
3.2 문장 내 운율구 출현빈도
3.3 문미 억양구 경계음조 패턴
IV. 결 론
I. 서 론
최근 우리나라는 농어촌지역을 중심으로 한국남성의 이주여성과의 결혼의 증가로 다문화가정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 여성들의 한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적응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1] 대부분의 이주여성의 경우 결혼 전 한국어를 접한 경험이 거의 없다. 따라서 이들의 한국어 능력은 자녀들의 언어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들의 언어능력이 떨어질 경우, 자녀들의 언어발달이 지체되고 또래 아동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2] 어머니의 언어능력이 다문화가정 아동의 통합언어연령, 언어표현, 언어이해 및 어휘이해력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문화가정 아동의 한국어 능력은 언어능력, 읽기능력, 음운인식능력에서 단일문화가정 아동에 비해 낮고,[3,4] 다문화가정 유아의 언어발달이 단일문화가정 아동보다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5] 조음정확도에서 자음정확도가 낮으며 조음명료도에서 단어명료도와 문장명료도가 단일문화가정 아동과 비교해 차이가 있고 발달적인 음운변동의 경우 종성생략 변동에서 언어환경 간 차이가 있었으며,[6] 발화길이가 짧고 제한적인 형태소를 사용하였다.[7] 다문화가정 아동과 단일문화가정 아동의 발화속도와 쉼 특성 비교에서 다문화가정 아동이 단일문화가정 아동보다 말속도, 조음속도 모두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8] 다문화가정 아동이 우리말 강세구 억양패턴은 잘 습득하고 있지만, 음절수가 증가할수록 단일문화가정 아동에 비해 억양구 수가 증가하고 문미 억양구 경계음조 패턴에서 예/아니요를 묻는 가부의문문의 전형적인 억양패턴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9]1)
어머니의 한국어 능력이 다문화가정 아동의 한국어 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전 연구를 살펴보면 어머니의 한국 거주기간이 길고, 한국어능력이 높을수록 그들 자녀의 언어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2] 그리고 다문화가정 아동과 단일문화가정 아동의 조음발달은 서로 유사하지만 조음능력의 발달과 수행력이 느리며 조음오류가 어머니의 모국어와 관련이 있다.[10] 이렇듯 다문화가정 아동의 언어문제는 주 양육자인 어머니의 한국어능력에 따라서 자녀의 언어발달과 언어능력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주여성의 한국어 발화 특성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이주여성 대상 한국어 교육의 프로그램 방향이 설정되어야 한다.
어머니의 한국어 능력에 관한 선행연구 중 운율적 특성에 관한 연구를 보면 다문화가정 이주여성의 발화속도는 한국 여성에 비해 느리고 쉼 지속시간이 길며 그 빈도 또한 높았다.[11] 본 연구는 발화속도와 쉼 특성 외에 다른 운율적 특성들은 어떤 양상을 보일지 살펴보고자 한다. 즉,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은 한국어의 운율 구조를 어떻게 이해하고 습득하고 있는지를 한국어 운율의 음운론적 기술 모델인 K-ToBI(Korean Tone and Break Indices) 레이블링 규약[12]에 근거한 운율구 경계짓기(prosodic phrasing)와 억양패턴 분석을 통하여 한국여성과 이주여성들 간의 운율 특성 차이를 살펴보고자한다. 또한 이를 토대로 이주여성 대상 한국어교육 방향 설정에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1)다문화가정 아동의 한국어 7개 단모음의 모음사각도가 베트남아동의 경우 전진하향의 경향을 보이지만 면적에서는 단일문화가정 아동과 차이가 없어 다문화가정 아동이 모음 습득에는 큰 어려움을 보이지 않는다는 연구도 있다.[13]
II. 연구방법
2.1 피험자
화자는 한국여성, 필리핀여성, 베트남여성 각각 5명씩 총 15명이다. 필리핀여성의 거주기간은 평균 9.5년, 베트남여성의 거주기간은 평균 4.2년으로 필리핀여성이 베트남여성과 비교해 두 배 이상의 거주기간 차이를 나타냈다. 이주여성의 최종학력은 베트남여성 5명 중 4명이 고졸, 1명이 중졸이며 필리핀여성 5명은 모두 대학교 교육을 받았다. 또한 필리핀여성 4명은 학원과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등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반면, 베트남여성은 다문화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우며 자국 출신 이주여성들과의 친목활동을 통한 제한된 사회참여를 하고 있었다. 집단 간의 이러한 차이 외에 이주여성 각 집단 내에서 피험자 간 한국어 구사능력이나 언어검사에서 차이를 보이긴 했으나 본 연구의 관심 대상인 운율적 특성에서는 연구자의 청각적 판단 결과 피험자 간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아 집단 간 비교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사료되어 연구를 진행하였다. 녹음 당시 한국여성은 전북 출신으로 전북 전주와 익산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필리핀여성은 전북 전주에, 베트남여성은 전북 장수에 거주하고 있었다.
2.2 읽기자료
문장 읽기자료는 평서문과 가부의문문 각각 6개로 모든 문장은 성대진동이 지속되어 피치곡선에 끊김이 없게 하기 위해 유성음으로만 구성된 문장을 사용하였다2). 평서문과 가부의문문 모두 첫 어절을 2개에서 6개로 음절수를 늘려가며3) 운율구 경계짓기(phrasing)와 억양패턴을 살펴보았다. 또한 강자음(유기음, 경음, /ㅎ/, /ㅅ/)으로 시작하는 강세구 억양패턴이 어떻게 실현되는지 즉, ‘L’이 아니라 ‘H’로 시작하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ㅎ/로 시작하는 ‘형민이네는’을 추가하였다. 각 문장은 3번씩 반복하게 하였으며 무작위 순으로 섞어 읽게 하였으며 총 540문장(12개 문장 × 3개 집단 × 5명 × 3번 반복)을 녹음하였다.
2.3 녹음 및 분석
피험자들의 발성녹음은 소음이 거의 없는 조용한 장소에서 노트북에 헤드셋을 연결한 후, 음성편집소프트웨어 Cool Edit Pro2를 이용하여 16 bit, 16 kHz, mono channel로 실시하였다. 피험자는 헤드셋을 쓰고 최대한 편안한 상태에서 읽도록 하여 녹음을 실시하였다.
녹음된 음성 자료의 운율구와 억양패턴 분석은 K-ToBI 레이블링 체계에 근거, praat 5131 음성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1)2음절에서 6음절까지 음절수를 달리한 첫 어절의 억양패턴, 2)강자음으로 시작하는 어절의 억양패턴, 3)문장 내 강세구 수와 억양구 수 집계를 통한 운율구 경계짓기 양상과 4)문미 억양구 경계음조 패턴을 살펴보았다. 분석은 청각적 판단과 함께 음도 곡선(pitch contour)과, 파형(waveform), 그리고 스펙트로그램을 동시에 이용하여 이루어졌다(그림 1 참조)4). 분석은 기본적으로 제 1저자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제 2저자는 무작위로 10% 정도의 자료를 선정하여 분석하였으며 두 분석자 간의 분석결과 일치도는 95%였다.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두 분석자 간 논의를 통하여 한 가지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외 자료 중에서도 제 1저자가 분석결과에 확신이 서지 않는 경우, 제 2저자와 같이 분석을 시도하여 한 가지 결과를 도출하였다.
III. 결과 및 논의
3.1 첫 어절의 운율구 특성과 억양패턴
표 2에서와 같이 첫 어절을 한국집단이 평서문과 의문문 모두에서 100% 강세구로 읽은 반면 필리핀집단이 베트남집단에 비해 강세구로 읽은 경우가 많긴 하지만(평서문 11.1% 대 4.4%, 의문문 13.3% 대 0%) 두 집단 모두 억양구로 실현한 비율이 한국집단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표 3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비록 한국집단처럼 100% 강세구로 읽지는 않았으나 필리핀집단은 첫 어절의 음절수가 적을 때 첫 어절을 강세구로 실현시키는 경우도 더러 관찰되었다. 예를 들어, 필리핀집단은 첫 어절이 2음절인 ‘나는’은 15회 중 6회, ‘너는’은 15회 중 10회 강세구로 실현시켰다. 반면, 베트남집단에서는 강세구 실현이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나는’ 15회 중 2회, ‘너는’ 15회 중 0회).
첫 어절을 강세구로 읽은 경우의 억양 형태를 살펴보면, 한국집단은 2음절 ‘L Ha’에서 시작하여 음절수가 증가할수록 ‘L L+ Ha’를 거쳐 ‘L +H L+ Ha’ 패턴으로 변하였다. 반면, 이주집단들은 음절수가 증가하면서 강세구로 읽은 경우가 거의 없어 억양 패턴의 변화를 볼 수 없었다.
표 4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첫 어절을 대부분 억양구로 읽은 이주집단은 다양한 유형의 억양 패턴을 보였다. 첫 어절의 음절수가 증가할수록 보다 많은 유형의 억양 패턴이 나타났으며 2음절 2~4개 유형에서 6음절 11개 유형까지 나타났다. 이렇게 다양한 유형이 나타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첫 어절을 하나의 강세구이자 하나의 억양구로 실현시키는 경우에서부터 하나의 억양구 안에 두 개의 강세구로 실현시키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두 개의 억양구로 실현시키는 경우까지 윤율구 경계짓기에 있어 다양한 유형을 보였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아래에서 살펴본 것처럼, 첫 음조의 유형이나 마지막 음조의 유형에서 이주집단이 한국집단과는 다른 유형들을 보인 것도 또 다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이외 또 다른 이유로는, 이주집단의 경우, 첫 어절의 음절수가 증가할수록 즉, 평서문의 ‘영만이네는’ ‘영이 어머니는’ ‘형민이네는’, 가부의문문의 ‘영만이네는’과 ‘형민이네는’에서 현재 K-ToBI 규정으로는 허용되지 않는 억양 패턴도 보였다. 즉, 둘째 음절 ‘+H’에서 끝 둘째 음절 ‘L+’까지 서서히 내려와 ‘L +H L+ H%’ 패턴 대신, 둘째 음절 ‘+H’에서 셋째 음절로 바로 음조가 내려와 끝 둘째 음절까지 낮음 음조가 지속되다 끝 음절에서 고음조로 올라가는 패턴이다. 본 연구에서는 음조의 변화점을 다 기술하여 ‘+H’ 뒤에 ‘L’을 첨가한 ‘L +H L L+ H%’로 분석하였다.
첫 어절의 첫 음조 유형을 살펴보면 한국집단은 강자음으로 시작하는 ‘형민이네는’을 ‘H’로 시작하였으며 그 외의 경우에는 모두 ‘L’로 시작하였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필리핀집단의 경우 ‘형민이네는’을 강세구로 실현한 2회 모두 ‘H’로 실현하고 있긴 하지만, 표 4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필리핀집단과 베트남집단 모두 첫 분절음이 강자음이 아닌데도 ‘H’로 시작하는 경우와 강자음으로 시작하는 ‘형민이네는’을 ‘L’로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관찰되었다.
마지막 음절의 음조는 강세구로 실현시킨 경우 한국집단과 필리핀집단은 강세구의 마지막 음조의 전형인 고음조 ‘Ha’로 실현시키고 있다. 반면 베트남집단의 경우에는 강세구로 실현시킨 4회 중 2회는 ‘Ha’로 나머지 2회는 ‘La’로 실현시키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 첫 음절을 억양구로 실현시킨 이주집단의 경우, 억양구 경계음조를 거의 대부분 ‘H%’ 또는 ‘LH%’로 고음조 경계음조로 억양구를 실현시키고 있다.
위에 열거한 결과들을 종합하여보면, 그 원인에 대한 검토는 추후연구에서 이루어져야겠지만 이주집단은 아직 한국어의 전형적인 운율구 경계짓기나 억양패턴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2 문장 내 운율구 출현빈도
한 문장 내 강세구는 표 5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한국인의 경우 3개의 강세구를 보이는 반면 이주집단의 경우는 첫 어절의 음절수가 증가하면서 한국인과는 달리 강세구 수가 증가하고 있다. 강세구 증가의 경향도 이주집단 간에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필리핀집단은 첫 어절이 5음절 이상인 문장에서 강세구 수가 증가한 반면(예, ‘영만이네는’을 ‘영만’과 ‘이네는’의 2개의 강세구로), 베트남집단의 경우는 6음절 어절 ‘영이 어머니는’의 문장에서만 강세구 수가 증가하고 있다. 즉, 어절의 음절수가 많아지면 이주집단은 하나의 강세구로 실현하기보다 중간에 강세구 또는 억양구 경계를 삽입하고 있다. 단, ‘영이 어머니는’의 경우는 음절수도 증가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 단어 경계가 있기 때문에 그 경계에 강세구 또는 억양구 경계를 넣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장 내 억양구 평균 출현빈도는 표 6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한국은 문장 내 1개의 억양구를 가지고 있는 반면 이주집단은 음절수가 늘어날수록 억양구 수도 많아졌는데, 평균 2개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베트남집단(평서문 2.93개, 의문문 2.96개)이 필리핀집단(평서문 2.2개, 의문문 2.01개)과 비교해 거의 1개 더 많은 억양구를 나타냈다. 즉, 이주집단은 읽기과제에서 음절수가 증가할수록 한 문장을 하나의 억양구로 읽는 대신, 중간에 휴지를 넣거나 억양구 경계음조를 얹음으로써 억양구의 수를 늘리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 문장을 하나의 억양구로 읽는다는 것은 문장 전체를 하나의 강세구로 또는 문장 내의 어절들을 억양구보다 적은 운율단위인 강세구로 실현시킨다는 의미이다. 이주집단이 한 문장 내에서 어절들을 강세구보다는 억양구로 실현하는 것이 어떤 요인에 기인한 것인지는 추후연구에서 좀더 면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나 여러 가능한 요인 중 단지 강세구 억양 패턴의 습득이 어렵거나, 또는 한국어 읽기 자체에 어려움이 있어 조음속도가 느려지고 따라서 어절의 지속시간이 길어져 다음 어절을 읽기 전에 휴지를 삽입할 수밖에 없는 가능성을 그 요인으로 생각해볼 수 있겠다.
두 이주집단 모두 억양구 수가 한국집단보다 많지만 이주집단 간에도 차이를 보여 필리핀집단은 베트남집단보다 평균 억양구 수가 1개 적다. 그 이유 또한 추후연구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겠지만 예측 가능한 요인 중 한두 가지는 이들의 한국 거주기간이 길고 적극적인 사회참여로 인해 한국어에 노출된 시간에 있어 차이가 있을 것이며 따라서 한국어 능력에 차이가 날 것이다. 따라서 읽기능력이 보다 앞선 필리핀집단은 주부와 술부 사이에만 억양구 경계를 넣는 반면, 베트남집단은 각 어절 경계마다 억양구 경계를 넣는다고 볼 수 있겠다.
3.3 문미 억양구 경계음조 패턴
표 7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평서문의 문미억양은 한국집단은 100% ‘L%’로 실현하는 반면, 필리핀집단은 ‘L%’ 53.3%(48/90), ‘HL%’ 44.4%(40/90), 베트남집단은 ‘L%’ 77.7%(70/90), ‘HL%’ 21.1%(19/90)로 실현하고 있다. 한국집단과 달리 이주집단 여성은 ‘L%’만이 아니라 ‘HL%’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L%’와 ‘HL%’ 모두 평서문의 전형적인 내림조 억양으로서 한국집단뿐만 아니라 이주집단 여성 또한 평서문의 문미억양을 제대로 습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부의문문의 문미억양은 한국집단은 100% ‘H%’로 실현하는 반면 필리핀집단은 ‘H%’ 96.7%(87/90), ‘LH%’ 2.2%(2/90), 베트남집단은 ‘H%’ 78.9%(71/90), ‘HL%’ 20.0%(18/90)로 실현하고 있다. 가부의문문에서 필리핀집단은 한국집단과 같이 오름조 억양을 사용하나 베트남집단은 내림조 억양 ‘HL%’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아직 가부의문문의 문미억양을 완전히 습득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IV. 결 론
이 연구의 목적은 한국어 억양의 음운론적 모델인 K-ToBI를 기반으로 이주여성과 한국여성 발화의 운율특성을 비교․분석함으로써 필리핀집단의 운율 특성을 이해하고 이주여성 대상 한국어교육의 기초자료로 제시하고자 함이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실험문장 첫어절의 운율구 경계짓기와 억양패턴을 살펴본 결과, 한국집단은 첫 음절을 강세구로 읽은 반면 이주집단의 경우 거의 억양구로 실현하였으며 특히 베트남집단은 의문문에서 모두 억양구로 실현하였다. 이주집단은 또한 첫 어절이 강자음으로 시작하지 않아도 H로 실현하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강자음으로 시작하는 경우에 오히려 L로 실현하는 경우도 관찰되었다. 첫 어절을 100% 강세구로 읽은 한국집단은 2음절 어절은 ‘L Ha’로, 3음절 어절은 ‘L Ha’나 ‘L L+ Ha’로, 4음절 이상 어절은 ‘L +H L+ Ha’로 실현하여, 음절수가 적은 경우 강세구의 중간 음조(들)의 미실현(undershoot)을 보이다가 음절이 4개가 되면서 강세구의 4개 음조를 다 실현시키고 있다. 반면, 첫 어절을 대부분 억양구로 실현한 이주집단은 음절수가 증가할수록 억양패턴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2음절 첫 어절은 2~4개의 억양패턴인 데 반해 6음절 첫 어절에서는 11개의 다양한 억양패턴이 나타났다.
둘째, 한국집단은 실험문장을 3개의 강세구, 1개의 억양구로 읽는 반면, 이주집단은 음절수가 증가할수록 강세구 수와 억양구 수, 특히 억양구 수가 확연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필리핀집단은 한 문장을 평균 2개의 억양구, 베트남집단은 평균 3개의 억양구로 실현함으로써 이주집단 내에서도 집단 간 차이를 보였다.
셋째, 문미 억양구 경계음조는 평서문에서 세 집단 모두 거의 ‘L%’ 또는 ‘HL%’의 내림조로 실현한 반면 가부의문문에서는 한국집단과 필리핀집단은 ‘H%’의 오름조로 실현한 반면 베트남집단은 ‘HL%’의 내림조로 실현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관찰되었다.
종합하자면, 본 연구에서 살펴본 대부분의 운율 특성은 이주집단이 한국집단과 차이를 보였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집단과 차이를 보이는 이주집단 내에서도 집단 간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집단은 첫 어절을 100% 강세구로 읽은 반면, 이주집단은 거의 억양구로 실현하는 점, 첫 어절의 억양패턴 또한 이주집단은 한국집단보다 더 다양한 패턴들을 보인다는 점은 한국집단과 이주집단의 차이를 보이는 예다. 이는 아직 이주집단이 한국인과 유사한 운율구 경계짓기나 시작 분절음에 따라 달라지는 강세구의 첫 음조의 패턴 습득이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겠다.
이주집단이 한국집단과 차이를 보일 뿐만 아니라 이주집단 간에도 차이를 보이는 운율 특성은 문장 내 운율구 수와 문미 경계음조이다. 즉, 문장 내 평균 억양구 수는 베트남집단이 3개, 필리핀집단이 2개로 베트남집단이 1개 더 많으며 가부의문문의 문미억양은 필리핀집단은 한국집단처럼 H%로, 베트남집단은 H% 외에 가부의문문에는 잘 쓰이지 않는 HL%로 실현하는 경우가 더러 관찰되었다. 이런 차이는, 이주집단이 대체적으로 한국어의 운율 특성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고 있지만 한국에서의 거주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교육수준과 사회참여도가 높은 필리핀집단이 문장 내 운율구 수나 문미 경계음조에서 베트남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집단에 가까운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한국 내 거주기간, 사회활동, 교육수준 등의 차이에서 오는 것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추후연구에서 이런 요인과 더불어 한국어를 최초로 접한 시기, 한국어 학습기간, 하루 일과 중 한국어 사용 시간, 사용 유형과 환경, 그리고 보다 중요한 요인으로 모국어의 영향 등을 고려한 면밀한 접근이 필요하겠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주여성에 대한 한국어 운율교육 방향에 대한 제언을 하자면, 한국어 강세구와 기본 문장유형에 따른 적절한 문미 억양구 경계음조에 대한 교육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을 통하여 이주여성의 문장발화에서 적절한 강세구 실현이 이루어진다면 보다 적은 수의 억양구로 문장발화가 이루어질 것이며, 이에 이어 기본 문장유형에 따른 문미 억양구 경계음조에 대한 훈련이 뒤따른다면 문장유형에 따른 적절한 경계음조와 함께 보다 적은 수의 억양구로 자연스러운 문장발화가 이루어질 것이라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이주여성의 한국어 습득에 대한 보다 완벽한 이해를 위해서는 이주여성의 분절음 습득에서는 집단 간 어떤 차이를 보일지, 또는 분절음 습득과 초분절음 습득 간 어려움의 차이는 없는 것인지 등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이주여성의 운율 특성만을 살펴보았기 때문에 추후연구에서는 이러한 연구주제 확장과 함께 피험자를 보다 많이 확보하고 실험실 환경의 통제 문장 읽기과제를 넘어 자발화 수집 및 분석 또한 필요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이러한 다문화 이주여성들의 운율 특성이 이들의 문장 발화의 자연스러움에 미치는 영향도가 어느 정도인지, 분절음과 운율 특성이 이들 발화의 명료도와 자연스러움에 어떤 비중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지각 연구 또한 뒤따라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