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II. 연구방법
2.1 피험자
2.2 읽기과제
2.3 발화수집
2.4 자료 분석
2.5 자료의 통계처리
III. 결과 및 논의
3.1 발화속도
3.2 쉼 지속시간 및 빈도
3.3 문장 내 음절수와 발화속도・쉼 특성 간 상관분석
IV. 결 론
I. 서 론
현재 한국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와 혼인 수급의 불균형 등으로 외국인과 결혼하는 국제결혼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제결혼은 1992년 5,534건에서 2000년 11,605건으로 2.1배 증가하였고 매년 그 수가 증가하여 2008년에는 36,024건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 결혼 대비 국제결혼비율은 1992년 1.32 %에서 2008년에 11.05 %를 차지하여 다문화가족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1]. 결혼 형태도 변화가 있어서 초기에는 한국인 농촌 남성과의 결혼을 통해 이주해오는 여성의 대부분은 아시아계로 중국, 일본, 필리핀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나라의 여성과의 국제결혼이 증가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다문화가정의 자녀 또한 매년 그 수가 증가하여 2009년에는 103,000명이 되었으며, 연령별로는 만6세 이하 61,700명 (59.6 %), 만7~12세 27,568명 (26.7 %), 만13~15세 7,785명 (7.5 %), 만16~18세 6,413명 (6.2 %)의 분포를 보였다 [2].
그래서 다문화가정은 우리 사회의 새로운 주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게 되었다. 다문화가정 여성의 사회적인 정착 및 심리적 안정과 한국어의 원활한 사용은 이제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주여성들의 한국어 사용은 자신의 의사소통과 자녀들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는 부모 간 사용하는 언어가 다름으로 인하여 이중 언어 환경에서 자라나게 되고, 특히 어머니의 한국어 수준이 낮을 경우 그 자녀 또한 한국어 습득이 어려워 언어 발달이 지체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3]. 다문화가정에서 아동의 양육을 책임지는 어머니가 몇 년간의 한국생활로 인해 의사소통에는 별다른 문제를 보이지 않더라도 한국어 발음이 정확하지 못하고 어휘력이 풍부하지 못하여 자녀들의 언어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4]. 이러한 결과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또래 아동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이주여성과 한국여성의 발화 속도와 쉼의 특성을 비교분석함으로써 이주여성의 발화 속도와 쉼의 특성을 이해하며, 이를 통하여 이주여성을 위한 한국어 교육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발화속도는 말산출과 관련된 요소 중 초분절적 요소의 하나로서 말명료도에 영향을 미친다. 언어병리학 분야에서 발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 중에는 발화속도와 유창성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5]. 발화속도는 일반적으로 연령의 증가와 함께 빨라진다. 따라서 연령에 비해 지나치게 느리거나 빠른 발화속도는 말의 산출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어 많은 연구자들이 말장애 및 언어장애 진단 시 발화속도 측정을 권고하고 있다 [6]. 발화속도 연구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속도를 측정 분석한다. 말속도 (overall speaking rate)와 조음속도 (articulation rate)인데 말속도는 단위 시간 당 산출된 말의 양을 말하는 것으로 발화 시 사용된 쉼까지 모두 말에 포함되어 계산되므로 말속도는 조음상의 어려움, 비유창성, 쉼 특성 등에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조음속도는 단위 시간 당 비유창성이나 쉼을 제외한 말의 양을 의미하며 조음 자체의 속도를 측정한다고 볼 수 있다. 두 속도 모두 주로 초당 음절수 (SPS: syllable per second)나 분당 음절수 (SPM: syllable per minute)로 나타낸다.
II. 연구방법
2.1 피험자
본 연구의 피험자는 전라북도 J시에 거주하는 필리핀여성 6명과 전라북도 J군에 거주하는 베트남여성 6명, 그리고 전라북도 J시에 거주하는 한국인 여성 6명이다. 이주여성의 경우, 해당지역의 다문화센터장의 추천으로 한국어 읽기와 쓰기, 말하기가 가능하며, 조음검사, 구문의미이해력검사, 수용・표현언어검사 (Receptive Expressive Vocabulary Test)에 응할 수 있는 여성으로 선정하였다 (표 1, 2). 한국여성 피험자는 한국에서 태어나 계속 한국에 거주한 여성으로서 조음검사, 구문의미이해력검사, 수용・표현언어검사에 응할 수 있는 여성으로 선정하였으며, 평균연령 35 (± 1.4)세이고 세 가지 언어검사 결과 모두 정상이었다.
2.2 읽기과제
이 연구는 통제된 읽기과제를 통하여 이주여성과 한국여성의 발화를 수집하였다. 읽기과제는 윤미선 (2004)의 ‘호랑이 이야기’ [7]를 수정한 최자인 (2009)의 수정본 [8]을 사용하였다.
2.3 발화수집
피험자의 음성 녹음에는 음성편집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COOLEDITPRO 2.0과 CANNON POWER MOUDLE AUDIO-TECHNICA ATM-75 유선 헤드셋 마이크를 사용하였다. 마이크와 피험자와의 거리는 약 5-10 cm를 유지하도록 하였으며 표본 추출률 (sampling rate) 16,000 Hz, Mono channel로 녹음하였다.
발화수집 기간은 2010년 2월에서 3월까지이며, 녹음은 피험자가 거주하는 다문화센터에서 이루어졌으며 가능한 한 검사진행에 지장이 없는 조용한 방에서 개별적으로 실시하였다. 두 명의 검사자가 업무를 분담하여 검사자 한 명은 피험자의 인적사항과 기본정보를 수집하고 읽기과제를 미리 제시하여 피험자가 녹음환경에 익숙하게 하였다. 읽기과제는 글씨크기 20 pt, 줄 간격은 200 %로 하였고 A4용지에 출력을 하였다. 총 3회 반복하여 읽게 하였으며 자연스럽게 읽으라는 지시 외에 속도에 대해서는 따로 지시하지 않았다. 또한 발화 녹음 중 쉼, 비유창성 (반복, 연장, 막힘으로 인해 말의 정상적인 흐름이 끊기게 하는 요소), 웃음, 기침 등이 나타나더라도 계속 읽게 하였으나 웃음, 기침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피험자 한 명당 길이가 각각 다른 8개의 문장, 69개 어절, 188개 음절로 이루어진 읽기과제를 3회 반복하게 함으로써 총 24개 문장, 207개 어절, 564개 음절을 발화하게 하였다.
2.4 자료 분석
피험자가 발화하여 녹음한 읽기과제 음향분석은 Wavesurfer (ver. 1.8.5) 음성분석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으며, 해당 구간의 시작점과 끝지점은 스펙트로그램과 파형에 나타난 정보에 의거하여 결정하였다. 전체발화길이는 ‘호랑이 이야기’의 첫 어절부터 마지막 어절까지, 즉 문단 전체의 발화지속시간을 측정하였다. 말속도는 전체 음절수 188을 전체발화지속시간으로 나누어 초당 음절수로 나타냈으며, 조음속도는 전체 음절수를 전체발화지속시간에서 쉼과 비유창성을 제외한 시간으로 나누어 초당 음절수로 나타냈다. 쉼은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문장 내에 나타난 묵음 구간과 문장 간에 나타난 쉼 구간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읽기과제문은 스펙트로그램과 파형에서 에너지가 나타나는 분절음들로만 구성하였기 때문에 문장 내에서 에너지가 나타나지 않는 구간을 문장 내 묵음구간으로 간주하였다.
2.5 자료의 통계처리
Wavesurfer로 분석한 측정 자료는 집단 간 차이를 비교하기 위하여 통계처리 프로그램 SPSS (Ver. 12.0 K)를 사용하여 통계분석하였다. 문단 발화지속시간, 말속도, 조음속도, 쉼 빈도, 쉼 지속시간 등이 한국여성과 베트남 이주여성, 필리핀 이주여성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일원분산분석을 실시하였고, Tukey’s Multiple Comparison을 통하여 사후검정을 실시하였다 (유의수준 P<.05). 또한 발화속도와 쉼 특성이 문장의 길이 (음절수)와 어떤 상관관계를 보이는지, 더 나아가서 상관관계 정도가 문장의 음절수가 증가하면서 어떤 양상으로 집단 간에 차이를 보이는지 등을 보기 위하여 Pearson상관분석을 수행하였다.
III. 결과 및 논의
3.1 발화속도
문단 발화지속시간은 일원분산분석 결과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2,51) = 50.605, p = .000]). 사후검정 결과, 세 집단 간 모두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베트남집단이 가장 길고, 이어 필리핀집단, 한국집단 순으로 나타났다 (표 3). 이 연구와 같은 읽기과제 ‘호랑이 이야기’를 이용한 다문화가정 아동에 대한 최자인 (2009)연구에서 단일문화가정 아동은 평균 47.64초, 다문화가정 아동은 평균 62.63초를 보여 [8] 한국아동은 한국성인에 비해 문단 발화지속시간이 긴 반면, 다문화가정 아동은 다문화가정 이주여성에 비해 짧게 나타났다.
말속도는 일원분산분석 결과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2,51) = 137.506, p = .000]). 사후 검정 결과, 한국집단이 빠르고 두 이주집단 간에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표 4). 한국집단의 말속도 5.07 SPS는 Lass (1970)의 성인의 읽기과제 [9]에서의 5~5.5 SPS, 김기은 (2001)의 뇌성마비환자와 정상성인의 문장 읽기과제 [10]에서의 정상성인 5.77 SPS와 유사하였다. 최자인 (2009)에서 단일문화가정과 다문화가정 아동의 말속도 [8]는 각각 평균 4.17 SPS와 3.32 SPS와 비교하자면, 한국성인의 말속도가 한국아동보다 빠른 반면, 다문화가정 이주여성의 말속도는 베트남집단 2.49 SPS, 필리핀집단 2.87 SPS로 다문화가정 아동의 말속도보다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조음속도는 일원분산분석 결과,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2,51) = 161.852, p = .000]). 사후검정 결과, 세 집단 간 모두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한국집단이 가장 빠르고, 이어 필리핀집단, 베트남집단 순으로 나타났다 (표 5). 최자인 (2009)에서 단일문화가정 아동은 평균 4.93 SPS, 다문화가정 아동은 평균 4.14 SPS의 조음속도를 보였는데 [8], 한국아동은 한국성인 (6.51 SPS)에 비해 조음속도가 현저하게 느린 것으로 보이나, 다문화가정아동은 이주여성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평균값만 비교해보았을 때, 필리핀성인집단 (4.26 SPS)보다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는 한국집단은 성인과 아동 간에 조음속도 자체가 다르지만, 다문화가정 집단은 성인과 아동 간에 조음속도는 크게 다르지 않은 반면, 성인의 문단 발화지속시간이 길고 말속도가 느린 것으로 보아 쉼 특성에서 차이가 나는 것으로 추측 가능할 것 같다. 즉, 다문화가정 성인집단은 쉼을 길게 그리고/또는 쉼을 자주 쉬기 때문에 이런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 또한 성인집단 간 발화속도 비교에 관한 위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베트남집단의 문단 발화지속시간이 가장 길고 이어 필리핀 집단, 한국집단 순으로 나타났으며 두 이주집단 간에 말속도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베트남집단의 문단 발화지속시간이 가장 긴 것은 그 집단의 느린 조음속도가 그 한 원인이 될 수 있겠다.
3.2 쉼 지속시간 및 빈도
문장 내 쉼 지속시간은 일원분산분석 결과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2,51) = 34.403, p = .000]). 사후검정 결과, 세 집단 간 모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문장 간 쉼 지속시간은 일원분산분석 결과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2,51) = 3.829, p = .028]). 사후검정 결과, 한국집단과 베트남집단 간이나 한국집단과 필리핀집단 간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필리핀집단과 베트남집단 간에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베트남집단의 문장 간 쉼 지속시간이 가장 길었다 (표 7). 각 피험자들은 8개 문장으로 이루어진 문단을 읽을 때 문장과 문장 간에 쉼 없이 읽은 경우는 없었으므로 한 문단 당 7회의 문장 간 쉼을 두어 읽었다는 의미이며 한국집단은 5.06초, 필리핀집단은 4.27초, 베트남집단은 5.74초의 쉼이 있었다. 즉, 이는 문장과 문장 간에 한국집단은 평균 .72초, 필리핀 집단은 평균 .61초, 베트남집단은 평균 .82초의 쉼을 두었다는 의미이다.
문장 내 쉼 빈도는 일원분산분석 결과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2,51) = 85.350, p = .000) . 사후검정 결과, 베트남집단의 쉼 빈도가 가장 높고 이어, 필리핀집단, 한국집단의 순으로 나타났다 (표 8). 8개 문장으로 이루어진 문단 내에 한국집단은 22.28회, 필리핀집단은 48.50회, 베트남집단은 59.67회의 쉼이 있었다. 즉, 이는 한 문장 당 한국집단은 평균 2.79회, 필리핀 집단은 평균 6.26회, 베트남집단은 평균 7.46회의 쉼을 문장 내에 두었다는 의미이다. 이는 8개 문장의 총 어절수가 69개이고 문장 당 평균 어절수가 8.63인 것을 고려하면 정도가 베트남집단에 비해 필리핀집단이 다소 덜하긴 하지만 두 집단 모두 어절과 어절 간에 거의 쉼을 두고 읽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위의 발화속도와 쉼 특성 분석 결과를 종합해보면, 베트남 집단의 문단 발화지속시간이 가장 길게 나타났는데 이것은 베트남 집단의 조음속도가 느릴 뿐만 아니라 문장 간 쉼 지속시간과 문장 내 쉼 지속시간 모두 길며 쉼 빈도 또한 가장 높은 데에 그 원인이 있다 하겠다. 이 연구결과는 이주여성의 조음속도를 향상시키고 쉼 빈도를 줄이는 등의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쉼 빈도를 줄이기 위해 두 세 어절을 중간에 쉼을 두지 않고 한숨에 읽는 훈련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도 그 하나일 것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두 이주여성 집단 모두 발화속도와 쉼 특성에서 한국여성 집단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필리핀집단은 베트남집단보다는 한국집단에 좀더 가까운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두 이주여성 집단 간의 차이에 대한 원인 규명은 추후 연구에서 면밀한 분석이 뒤따라야 하겠으나 한국 내 거주기간의 차이 (베트남 4.2년 대 필리핀 9.5년)가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3.3 문장 내 음절수와 발화속도・쉼 특성 간 상관분석
문장 내 음절수의 증가에 따라 발화속도와 쉼 특성이 집단별로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 보기 위하여 각 집단별로 문장 음절수와 발화속도・쉼 특성 간 Pearson 상관분석을 수행하였다. 표 9, 10, 11, 12, 13에는 전체적인 경향을 보는 데 도움이 되도록 음절수가 각기 다른 8문장 각각의 문장지속시간, 말속도, 조음속도, 문장 내 쉼 지속시간, 쉼 빈도의 평균값을 제시하였으며 음절수와 각 변수 간의 상관계수 및 유의확률을 집단별로 제시하였다 (N=144).
음절수와 문장지속시간 간 상관분석 결과, 한국집단이 0.946 (p = .000), 베트남집단이 0.723 (p = .000), 그리고 필리핀집단이 0.762 (p = .000)로 모두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표 9에 제시한 음절수에 따른 평균 문장지속시간 값의 추이를 보더라도 이런 경향을 짐작 가능하다 하겠다. 이런 경향은 한국집단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문장 내 음절수와 말속도 간 상관분석 결과, 한국집단이 -0.200 (p = .016), 베트남집단이 -0.199 (p = .017), 그리고 필리핀집단이 -0.191 (p = .022)로 세 집단 모두 문장 내 음절수와 말속도 간에 미약한 상관관계를 보여 문장 내 음절수가 증가할수록 말속도는 다소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10).
문장 내 음절수와 조음속도 간 상관관계 분석 결과, 한국집단이 -0.151 (p = .071), 베트남집단이 -0.182 (p = .029), 그리고 필리핀집단이 -0.218 (p = .009)로 이주집단은 문장 내 음절수와 조음속도 간에 미약한 상관관계를 보여 문장 내 음절수가 증가할수록 조음속도가 다소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집단은 문장 내 음절수와 조음속도 간에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아 음절수가 증가하더라도 조음속도는 변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표 11).
문장 내 음절수, 즉 문장 길이와 말속도간 상관관계 분석결과는 세 집단 모두 어느 정도 Kreul (1972)의 ‘읽기 속도는 짧은 문장일수록 더 빠른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 [11]와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조음속 도에 있어서는 이주집단은 여전히 Kreul의 결과와 일치하나 한국집단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차이가 언어 간 특성 차이에서 오는 것인지 실험 디자인 또는 실험 수행방법의 등의 차이에서 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후연구에서 좀더 많은 다양한 자료와 면밀한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문장 내 음절수와 문장 내 쉼 지속시간 간 상관분석 결과, 한국집단이 0.475 (p = .000), 베트남집단 0.512 (p = .000), 필리핀집단이 0.640 (p = .000)으로 집단 간 정도 차이가 있지만 음절수의 증가가 쉼 지속시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12).
문장 내 음절수와 쉼 빈도 간 상관분석 결과, 각 집단의 상관계수가 한국집단 0.490 (p = .000), 베트남집단 0.682 (p = .000), 필리핀집단 0.689 (p = .000)로 집단 간 정도 차이가 있지만 음절수의 증가가 쉼 빈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13). 6번, 7번, 8번 문장은 음절수에 있어 하나씩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쉼 빈도는 세 집단 모두 32개 음절을 가진 6번 문장에서 다른 두 문장의 2배에 가까운 쉼 빈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문장 통사구조에 있어 좀더 복잡한 구조를 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 즉, 이 문장은 두 개의 절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첫 절의 주부는 길이가 긴 관형절이 주어 ‘무리들은’을 수식하고 있을 뿐더러 ‘하지만’이라는 접속사로 문장을 시작하고 있다.
위 문장 내 음절수 증가가 발화속도와 쉼 특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한국집단은 문장 내 음절수와 문장 지속시간 간의 상관계수가 거의 1에 가까우며 말속도와 특히 조음속도가 음절수와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한국집단의 발화가 음절기반 언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주집단의 발화는 여전히 강세기반 언어보다는 음절기반 언어에 가까운 특성을 보여주고 있으나 한국집단보다는 정도가 약하게 나타났다. 쉼 지속시간과 빈도가 문장 내 음절수와 보이는 상관관계가 두 이주집단이 한국집단에 비해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이주집단은 문장 내 음절수 증가에 따라 한국집단에 비해 문장 내에 쉼을 많이 그리고/또는 길게 두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IV. 결 론
본 연구는 다문화가정 이주여성의 발화속도와 쉼의 음향적 특성분석을 통하여 다문화가정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교육 방향 설정에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문단전체 발화지속시간은 베트남집단이 가장 길고 이어 필리핀집단, 한국집단 순으로 나타났다. 말속도는 두 이주집단이 한국집단에 비해 느리고 두 이주집단 간에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조음속도는 베트남집단이 가장 느리고, 이어 필리핀집단, 한국집단 순으로 나타났다.
둘째, 문장 내 쉼 지속시간은 베트남집단이 가장 길었고 이어 필리핀집단, 한국집단의 순을 보였다. 문장 간 쉼 지속시간 또한 베트남 집단이 가장 길게 나타났다. 문장 내 쉼 빈도는 베트남집단이 가장 높고 이어 필리핀집단, 한국집단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발화속도와 쉼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찰해보면, 두 이주여성 집단 모두 한국여성 집단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베트남집단이 특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베트남 집단의 상대적으로 긴 발화지속시간은 베트남 집단의 느린 조음속도와 높은 쉼 빈도, 그리고 긴 쉼 지속시간이 그 원인이라 할 수 하겠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두 이주집단 모두 한국집단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필리핀집단이 베트남집단보다는 한국집단에 좀더 가까운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두 이주집단 간의 차이는 한국 내 거주기간의 차이 (베트남 평균 4.2년 대 필리핀 평균 9.5년)가 그 원인 중 하나로 분석 가능할 것 같다. 여러 가능한 원인들 중 특히 피험자들의 모국어의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 등 보다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추후 연구에서 면밀한 분석이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문장 내 음절수 증가가 발화속도와 쉼 특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 본 결과, 세 집단 모두 문장 내 음절수와 문장 지속시간과의 상관관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두 이주집단의 말속도와 조음속도에서 음절수와 미약한 상관관계를 보여 음절수가 증가할수록 속도가 다소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한국집단은 말속도에서는 음절수와 미약한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조음속도에서는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쉼 지속시간과 빈도가 문장 내 음절수와 보이는 상관관계는 두 이주집단이 한국집단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이주집단의 발화도 강세기반 언어보다는 음절기반 언어에 가까운 특성을 보여주고 있으나, 한국집단의 발화에서 문장 내 음절수와 문장 지속시간 간의 상관계수가 거의 1에 근접할뿐더러 조음속도가 음절수와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는 결과는 한국집단의 발화가 음절기반 언어의 전형적인 특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음절수와 쉼 특성과의 상관분석 결과는 이주집단은 문장 내 음절수 증가에 따라 한국집단에 비해 문장 내에 쉼을 자주 그리고 길게 두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이주여성의 초분절적 특성과 관련하여 쉼 지속시간과 쉼 빈도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그리고 조음속도 또한 어떤 훈련을 통하여 향상시킬 수 있을지를 고려한 한국어 교육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다문화가정 이주여성에 대한 발화속도와 쉼의 특성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음향적 연구를 시도하여 보다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연구결과를 제시했다는 점과 이 자료는 다문화가정 이주여성의 의사소통 능력의 향상과 그 자녀들의 언어발달에 도움이 되는 발화속도와 쉼 특성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겠다. 다만 베트남 이주여성과 필리핀 이주여성, 한국여성 각각 6명씩으로 피험자 수가 적고, 베트남 이주여성과 필리핀 이주여성의 한국 거주 기간을 일치시키지 못했으며 또한 같은 국적의 여성 간에도 각각 한국 거주 기간이 달랐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연구결과를 일반화시키기는 데 제한점이 있다 하겠다. 후속 연구에서는 피험자수를 더 늘리고 거주 기간을 일치시킨다면 좀 더 정확한 발화속도와 쉼의 특성을 파악하여 일반화가 쉬워질 것이다. 또한 피험자가 많아진다면 한국 거주 기간뿐만 아니라 한국어 공부 시간, 한국어 사용시간, 한국어 사용 대상 및 환경 등, 이들의 한국어 습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대상에 넣음으로써 보다 완벽한 연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읽기과제를 이용하였는데 후속연구에서는 모방발화나 말하기과제 등 보다 다양한 과제를 이용하여 발화속도와 쉼 특성을 살펴본다면 이주여성에 대한 발화속도와 쉼 특성의 보다 정확한 주소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