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잔향 시간(reverberation time)은 실내음향 특성을 나타내는 척도 중에서 거시적이고 가장 기본이 되는 데이터이다. 잔향시간은 Sabine이 처음으로 음향 척도로서 공식화하였다. 잔향 시간은 대역 잡음(band-pass-filtered noise)을 실내에 방사하고, 음원이 정지된 후에 정상 상태의 음압이 100만분의 1까지 떨어지는 시간 또는 음압 레벨이 -60 dB 감쇠되는 시간으로 구한다.[1] 그러나 음원 정지 후 여기되는 실내의 고유진동 상태가 다르므로 측정할 때마다 잔향 시간이 달라진다[Fig. 1(a)]. 따라서 여러 차례의 측정치를 평균하여 한 지점에서의 잔향 시간을 구한다. 이것은 Sabine의 잔향 이론은 직접음에 이어서 반사음이 지수 함수적으로 감쇠되는 확산 음장을 가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홀에서는 잔향 감쇠 곡선이 직선이 되지 않으므로 잔향 감쇠 곡선의 피팅(fitting) 방법에 따라서 잔향시간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측정자에 따라서 측정 오차가 생기고 정확한 잔향 시간 계측이 어렵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Schroeder는 1회의 측정으로 재현성이 좋은 잔향 감쇠 곡선을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였다.[2] Schroeder 잔향 감쇠 곡선은 임펄스 응답 (impulse response)의 데이터를 역으로 적분하는 방식, 즉 임펄스 응답에서 각각의 값을 제곱하여 역방향으로 적분하여 구한 감쇠 곡선 또는 데이터의 끝에서부터 왼쪽을 향하면서 각각의 샘플들을 더하는 역 적분(backward integration) 방식을 사용하여 반사음의 감쇠에 대한 엔벨롭(envelop)을 구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Fig. 1(b)와 같이 감쇠 곡선이 부드러워지면서 잔향 시간을 구하기 편리해진다.
그러나 이 방식을 이용해도 실내의 형상에 따라서 2중 또는 3중 감쇠 곡선이 얻어지는 경우도 많고, 에코나 플러터 에코가 있는 경우에도 감쇠 곡선이 직선이 아닌 경우가 많다. 또한 같은 실내에서도 객석의 위치에 따라서도 잔향 시간이 다르게 나타나므로 어느 실내의 잔향 시간을 나타낼 때는 여러 좌석에서 측정한 잔향 시간을 평균하여 나타낸다. 또한 음원의 종류, 스피커의 종류, 측정용 마이크 등에 따라서도 잔향 시간이 다르게 계측된다. 이러한 것들 때문에 실내의 잔향 시간을 정확하게 계측하기가 쉽지 않다. 본 논문에서는 잔향 시간 계측상의 문제점과 잔향 시간의 여러 가지 해석 방법, 잔향 시간 계측 오차와 한계점에 대해서 분석 고찰하였다.
II. 잔향 시간 계측에 관한 국제 규격
ISO 3382[3]는 잔향 시간을 측정하는 국제 표준 규격이다. 이 규격에서는 T60, T30, T20, EDT를 규정하고 있다. T60은 잔향 감쇠 곡선에서 -60 dB 떨어진 시간을 정의하고 있지만, -60 dB까지 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것은 실내의 배경 소음이 많아서 실제로 구한 임펄스 응답의 SNR(Signal to Noise Ratio)이 낮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실내의 배경 소음 때문에 임펄스 응답의 다이내믹 레인지가 45 dB 이상인 데이터를 얻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Fig. 2의 반사음 패턴은 배경 소음이 많아서 잔향음이 45 dB까지 밖에 감쇠되지 않은 사례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T30과 T20이 도입되었다. T20은 임펄스 응답의 SNR이 35 dB 이상, T30은 SNR이 45 dB 이상인 경우에 사용한다. T30은 -5 dB ~ -35 dB의 감쇠 시간으로 구하고, T20은 -5 dB ~ -25 dB까지 감쇠되는 시간으로 구한다. T20과 T30은 직접음 바로 뒤에 오는 초기 반사음의 영향을 무시한 데이터이다.
또한 잔향 감쇠 곡선에서 초기의 감쇠 부분(0 dB ~ -10 dB)의 시간에 6을 곱하여 -60 dB 감쇠되는 시간을 구한 것을 EDT(Early Decay Time)라고 한다. EDT는 초기 반사음의 효과가 반영된 것이고, 음원의 지향성과 음원 주변의 반사재의 영향이 크다.
Fig. 3에는 콘서트 홀의 여러 좌석에서 측정한 T30과 EDT 데이터를 나타낸다. T30은 좌석 간의 편차가 적지만, EDT는 초기 반사음의 영향이 크므로 각 좌석에서 편차가 많게 나타나고, 특정 지점에서의 값이므로 공간 전체의 음향 특성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EDT는 T30보다 주관적인 울림과 더 잘 대응된다.
EDT는 완전 확산 음장에서는 T30과 일치하지만, 음원과 객석과의 거리에 따라서 T30보다 작게 나타나기도 하고 크게 나타나기도 한다. EDT가 T30보다 작은 경우에는 초기 반사음이 많으므로 음의 명료성이 좋다.
Fig. 4는 콘서트 홀의 앞 좌석과 뒤 좌석에서 측정한 EDT, T30, T20을 나타낸다. 콘서트 홀의 앞 좌석에서는 직접음과 초기 반사음이 크고, 뒤 좌석에서는 직접음과 초기 반사음이 작아진다. Fig. 4(a)는 콘서트 홀의 앞 좌석에서 측정한 각종 잔향 시간 데이터이고, Fig. 4(b)는 뒤 좌석에서 측정한 각종 잔향 시간 데이터이다. 음원과 가까운 앞 좌석에서는 초기 반사음이 많으므로 EDT가 T20보다 짧거나 비슷하고, 뒤 좌석에서는 초기 반사음이 줄어들고 잔향음이 많아지므로 EDT는 T20보다 길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T30, T20, EDT는 반사음 패턴의 SNR이 낮은 경우에 잔향 시간을 계측하기 위해서 도입된 것이지만, 좌석마다 편차가 많다.
잔향 시간은 이론적으로 실내의 체적과 흡음률에 따라서 결정되고, 실내의 형태와는 무관하다. 그러나 초기 잔향 시간은 초기 반사음에 강한 영향을 받으므로 실내 형태와 측정 위치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특히 프로세니엄 형태의 홀과 같은 공간에서는 잔향 감쇠 곡선이 2개 또는 3개의 기울기를 가지고 감쇠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홀이 2개의 다른 실내(무대와 객석)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Fig. 5). 처음 10 dB 감쇠 부분은 직접음과 초기 반사음이 강하므로 기울기가 급격하며, 다음에 음원이 있는 무대 공간의 울림이 뒤 따르면서 기울기가 완만해지고, 다음에 객석 공간의 잔향음이 도달하면서 여러 개의 감쇠 기울기를 갖게 된다(Fig. 6). 이렇게 여러 개의 감쇠 기울기가 있는 잔향 곡선에서 자동으로 T30을 구하면 정확한 잔향 시간을 구하기 어렵다.
III. 측정 오차
3.1 음원 스피커
잔향 시간을 측정할 때 음원은 구경 10 cm 정도의 스피커 유닛으로 구성된 12면체 무지향성 스피커를 사용한다. 그러나 스피커 유닛의 구경이 작으므로 Fig. 7(a)와 같이 120 Hz 이하의 저음역이 재생되지 않는다. 따라서 63 Hz와 125 Hz 대역의 음향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다. 따라서 서브우퍼를 추가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Fig. 7(b)에는 서브우퍼가 있는 경우의 주파수 특성을 나타내고, 50 Hz까지 재생되는 것을 볼 수 있다.
Fig. 8에는 서브우퍼가 없는 경우와 서브우퍼가 있는 경우의 63 Hz 대역의 감쇠 곡선의 차이를 나타낸다. 서브우퍼가 없는 경우에 63 Hz 대역은 SNR이 낮지만, 서브우퍼가 있는 경우에는 SNR이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Fig. 9에는 서브우퍼가 없는 경우와 서브우퍼가 있는 경우에 어느 홀에서 측정한 잔향시간 주파수 특성을 나타내고, 63 Hz와 125 Hz 대역에서 잔향 시간이 다르게 계측되는 것을 볼 수 있다.
3.2 음원에 따른 오차
잔향시간 측정 기법에는 핑크 잡음이나 음악을 이용한 FFT (Fast Fourier Transformation) 측정 기법, MLS (Maximum Length Sequence) 신호를 이용한 측정 기법, Sweep 신호를 이용한 측정 기법, 충격성 음원(풍선, 피스톨 등)을 발생시켜 분석하는 기법 등이 있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측정 방법이 있지만, 측정 결과는 측정 기법이나 음원에 따라서 달라진다. Fig. 10에는 sweep signal, pink noise, MLS 신호를 측정한 잔향 시간 주파수 특성의 차이를 나타낸다.
음원을 충격성 음원(피스톨, 풍선, 박수 등)과 무지향성 스피커를 사용하여 잔향 시간을 측정한 경우에도 임펄스 응답의 SNR이 다르므로 측정 결과 값이 달라진다. 충격성 음원을 발생시켜 녹음하여 분석하는 방법은 음원이 안정적이 아니고 재현성도 없으며, 일정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측정 결과 오차가 많다. Fig. 11에는 sweep signal과 피스톨로 측정한 잔향 시간 주파수 특성을 나타내고, 특히 63 Hz와 125 Hz 대역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피스톨 음원의 저역의 에너지가 적어서 SNR이 낮기 때문이다. 또한 Fig. 12에는 4종류의 측정용 마이크로 측정한 잔향 시간 주파수 특성과 전대역 잔향시간을 나타낸다. 측정 마이크에 따라서도 잔향 시간이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IV. 잔향시간과 울림의 정도와의 관계
잔향 시간은 세부적인 반사음 구조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음원을 정지한 후에 반사음이 100만분의 1로 감쇠되는 시간으로 정의되어 있다. Fig. 13에는 (a)홀과 (b)홀에서 측정한 두 개의 잔향 감쇠 곡선을 나타내고, 잔향 시간은 거의 비슷하다. Fig. 14(a), (b)에는 각각의 반사음 패턴을 나타내고, 반사음 구조는 전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두 반사음 패턴을 음을 청취해 보면 (a)가 울림이 훨씬 많게 느껴지고, 청감적으로도 전혀 다른 느낌이 든다. 또한 C50, C80, D50과 같은 데이터는 전혀 다르다. 따라서 잔향 시간 데이터만으로는 공간의 음향적인 느낌을 파악하기 어렵다.[4]
또한 다른 예로서 Fig. 15에는 같은 공간에서 음원이 라이브한 쪽에 있는 경우와[Fig. 15(a)] 데드한 쪽에 있는 경우의[Fig. 15(b)] 반사음 패턴을 비교하여 나타낸다. 같은 공간에서 측정한 데이터이므로 반사음의 감쇠 시간은 거의 비슷하지만, 반사음 구조는 전혀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Fig. 15에는 잔향 시간 및 여러 가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같이 나타낸다. 이와 같이 잔향 시간만으로는 울림의 정도를 파악하기 어렵고, 반사음 구조에 의존하는 D50이나 C80이 울림의 정도를 예측하는 데는 더 적절한 파라미터라고 할 수 있다.
일상 공간의 잔향 시간의 범위는 리스닝 룸과 같이 좁은 공간은 0.2 s ~ 0.5 s, 콘서트 홀과 같이 큰 공간은 1.0 s ~ 2.5 s로서 범위가 넓지만, 평균 흡음률은 18 % ~ 30 % 정도의 범위이다. 평균 흡음률 18 %는 아주 라이브한 느낌이며, 아주 데드하게 느끼는 TV 스튜디오는 평균 흡음률은 30 % 정도이다. 이와 같이 실내 체적 V와 무관하게 잔향감을 바꾸기 위해서는 잔향 시간보다도 평균 흡음률을 가변해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평균 흡음률 20 %에서 데드한 느낌이 드는 실내와 40 %에서 라이브한 느낌이 있는 실내는 존재하지 않지만, 잔향 시간이 0.2 s에서 라이브한 느낌이 있는 실내와 2.0 s에서 데드한 느낌이 드는 실내는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즉, 울림의 정도는 잔향 시간이 아니고, 흡음률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V. 토의 및 결론
어느 공간의 음향 특성을 나타낼 때 제일 먼저 언급하는 것이 잔향 시간이다. 잔향 시간을 언급하지 않고 공간의 음향 특성을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일반화된 것이다. 그러나 공간의 잔향 시간을 나타낼 때, 잔향음 레벨이 시간적으로 선형 감쇠되는 경우에는 정확한 계측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공간은 확산 음장이 아니므로 잔향 감쇠 곡선이 선형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잔향 감쇠 곡선이 2 ~ 3번 꺾이면서 감쇠되는 경우에는 청감과 일치하는 정확한 잔향 시간을 구하기 어렵다. 또한 잔향 곡선의 어느 부분이 주관적인 잔향감에 영향을 주는지도 불명확하다. 음성이나 음악의 불규칙한 레벨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잔향의 평활화 작용은 주로 잔향의 초기 부분이고, 잔향음의 후반부는 심리적인 잔향에는 기여하지 않고, 일종의 잡음으로서 작용하는 것이다.[5]
그리고 잔향 시간을 정확하게 계측하는 데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SNR이 낮은 임펄스 응답으로는 T60을 구할 수 없으므로 T30이나 T20이 도입되었지만, 이것도 주관적인 잔향감과 일치하지 않는다. 또한 측정 음원의 주파수 대역에 따라서 저역(63 Hz, 125 Hz)과 고역(4 kHz, 8 kHz)의 SNR이 낮아서 잔향 시간을 정확히 계측하기 어렵다. 그리고 프로시니엄 형태의 홀에서는 잔향 감쇠 곡선이 직선이 되지 않으므로 정확한 잔향 시간을 구하기 어렵다.
또한 잔향 시간은 이론적으로 실내의 체적과 흡음률에 따라서 결정되고, 실내의 형태와는 무관하다. 그러나 초기 잔향 시간은 초기 반사음에 강한 영향을 받으므로 실내의 형태에 따라서 달라진다.
그리고 잔향 시간은 거시적인 파라미터이므로 실내의 울리는 정도를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실내의 흡음률로 예측해야 한다. 이와 같이 공간의 음향 특성은 잔향 시간의 단일 수치만으로는 평가하기 어렵다. 즉, 잔향 시간이 같은 홀이더라도 청감적인 음향 특성은 전혀 다르고, D50이나 C80과 같은 다른 여러 데이터를 같이 비교하여 평가해야 한다.


















